용의 왕좌: 시진핑 실각설과 권력의 실체
소문, 위기, 그리고 권력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드라마
제1부 쿠데타의 속삭임 – 소문과 현실의 이야기
2022년 9월의 어느 주말, 중국 전문가들의 트위터는 그야말로 들끓었습니다. 베이징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대거 취소되고, 도시 외곽에 거대한 군용 차량 행렬이 목격되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기 때문입니다. 망명한 중국 언론인과 해외 유튜버가 이 소문에 불을 지폈고, 곧이어 시진핑 주석이 쿠데타로 실각해 가택 연금 상태에 놓였다는 극적인 이야기로 발전했습니다.
이러한 소문의 생성과 확산 과정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와 같습니다. 소문의 진원지는 주로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파룬궁 계열의 매체나 미국에 기반을 둔 반중 성향의 극우 유튜버들이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낸 자극적인 서사는 곧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유튜브 채널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복잡하고 불투명한 중국 정치의 이면을 "권력 투쟁"이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드라마로 포장했기 때문에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 소동의 정점은 독일 슈피겔 지의 베이징 특파원 게오르크 파리온 기자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쿠데타 소문을 조롱하기 위해 "개인적인 위험을 무릅쓰고"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니며 평온한 일상의 사진들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인도의 한 우익 성향 뉴스 채널은 이 풍자적인 게시물을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는 독점 증거'로 오인하여 보도하는 해프닝을 벌였습니다. 이 일화는 일부 매체들이 얼마나 무비판적으로 이러한 소문을 소비하고 확산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만큼 시진핑 실각설이라는 이야기가 가진 매혹적인 힘을 방증합니다.
이러한 소문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대응은 언제나 침묵과 통제였습니다. 국영 매체는 소문을 직접 부인하는 대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일상적인 보도를 이어갑니다. 며칠 뒤 시진핑 주석이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방영하는 것이 사실상의 유일한 반박입니다. 이러한 정보 통제는 중국 정치의 고질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한 분석가의 말처럼, 소문은 "중국 시스템에 고유한 풍토병"과 같습니다. 시진핑 시대에 들어 중국 공산당의 의사결정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하고 개인화"되었으며, 전직 외교부장이나 국방부장 같은 고위 관료들이 아무런 설명 없이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결국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강화하고 내부 정보를 통제할수록 외부 세계는 더 깊은 정보의 공백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 공백을 틈타 반체제 단체들은 '비밀 쿠데타'와 같은 극적인 서사를 만들어 퍼뜨립니다. 정부의 침묵은 이러한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시진핑 주석 자신의 통치 방식, 즉 극도의 비밀주의가 그를 흔들려는 소문이 자라나는 가장 비옥한 토양이 되는 셈입니다.
제2부 균열의 조짐? 서사를 키우는 압력들
쿠데타 소문 자체는 근거 없는 '가짜 뉴스'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문이 주기적으로 생명력을 얻고 널리 퍼지는 이유는, 그것이 중국 사회가 직면한 매우 현실적이고 심각한 위기들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곪아 터지기 직전의 경제 문제와 한계에 다다른 사회적 압력은 시진핑 체제에 실질적인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는 외부에서 볼 때 '지도부가 흔들리고 있다'는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2.1 텅 빈 아파트와 실직한 청년: 중국 경제의 깊은 병폐
오늘날 중국의 평범한 시민이 겪는 현실을 상상해 봅시다. 평생 모은 돈을 쏟아부은 아파트는 헝다(Evergrande) 같은 부동산 개발업체의 파산으로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채 방치되어 있고, 명문 대학을 졸업한 자녀는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난 속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절망하고 있습니다. 한때 세계 경제의 가장 확실한 성장 엔진이었던 중국 경제는 지금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거 중국 GDP의 30%까지 차지했던 거대한 부동산 부문은 사실상 붕괴 상태에 빠졌습니다. 지방 정부들은 부동산 개발을 위해 무리하게 빌려 쓴 부채가 10조 달러를 넘어서며 파산 직전에 몰렸고, 지정학적 긴장과 불확실성 증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시진핑 정부의 해법은 익숙한 방식의 반복이었습니다. 바로 국가 주도의 제조업 투자 확대입니다. 하지만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모든 것의 과잉'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았습니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EV) 공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2025년에는 2,000만 대의 전기차가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처럼 과잉 생산된 제품들은 결국 헐값에 해외 시장으로 밀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유럽연합(EU)과의 무역 전쟁을 격화시키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기술 자립의 꿈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막대한 규모의 '빅 펀드'는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고, 중국은 여전히 핵심 기술을 서방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산업은 400개가 넘는 기업이 도산하는 "잔혹한 가격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습니다.
이 모든 경제적 난관의 근원에는 시진핑 주석의 이데올로기적 딜레마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핵심 문제는 가계 소득 부진으로 인한 내수 소비 위축입니다. 경제학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해법은 연금이나 실업 수당 같은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여 가계에 직접 돈을 쥐여주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통치 철학은 서구식 '복지 국가 모델'을 경계하며, 개인의 복지보다는 '국가 안보'와 국가 통제를 우선시합니다. 그의 비전은 첨단 기술과 국유기업이 이끄는 '질적 성장'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이념적 편향은 수요 측면의 문제를 공급 측면의 도구로 해결하려는 정책적 모순을 낳습니다. 가계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대신, 더 많은 공장을 짓는 데 돈을 쏟아붓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필연적으로 과잉 생산, 디플레이션, 그리고 무역 마찰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이데올로기가 현실 경제를 짓누르며 발생하는 고통과 사회 불안은, 결과적으로 최고 지도부의 권력이 불안정할 것이라는 소문이 자라나는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2.2 백지(白紙)의 반란: 한계에 내몰린 사회
2022년 11월 24일, 봉쇄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Ürümqi)의 한 아파트에서 비극적인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중국 전역을 뒤흔든 거대한 분노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3년간 이어진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 아래 식량 부족, 실직,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온 대중의 억눌렸던 불만이 폭발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코로나 검사 말고 밥을 달라"는 생존의 외침으로 시작된 시위는 순식간에 정치적 각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위대의 구호는 "시진핑은 물러나라! 공산당은 물러나라!"는,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직접적인 구호로 격상되었습니다. 이는 지방 정부의 정책 집행에 대한 불만을 넘어, 공산당 중앙 정부와 최고 지도자 자신에게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였습니다.
이 시위는 강력한 상징들을 남겼습니다. 시민들은 검열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A4 용지를 말없이 들어 올렸습니다. 이는 '백지 시위' 또는 'A4 혁명'으로 불리며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또한 상하이에서는 한족 시민들이 위구르족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우루무치루(路)'에 모여 연대하는,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민족 간 연대의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저항에 직면한 정부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신속했습니다. 2022년 12월 7일, 중국 정부는 사실상 '제로 코로나' 정책의 전면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국영 매체들은 이를 시위대에 대한 굴복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독성이 약해진 데 따른 계획된 전환이라고 포장했습니다. 나아가 정권은 이제 방역 부스와 검사소를 철거하며 시위의 기억 자체를 대중의 뇌리에서 지우려 하고 있습니다.
이 '백지 시위'는 중국 공산당의 통치 기반인 암묵적인 '사회 계약'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그 계약의 내용은 '정권이 경제 성장과 안정을 보장하는 대신, 인민은 정치적 자유를 양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이 계약을 파기했습니다. 국가는 더 이상 번영을 보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고통과 죽음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백지 시위는 이에 대한 인민의 응답이자, 사회 계약의 재협상 요구였습니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으며, 그 한계를 넘어서면 최고 지도자에게도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부의 신속한 정책 전환은 그들이 이 메시지를 분명히 이해했음을 의미합니다. 체제 안정을 위해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절대 권력의 외피에 난 실금을 드러냈고, 최고 지도부가 대중의 압력에 취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실각설에 현실감을 더했습니다.
제3부 블랙박스 내부 – 궁정의 드라마
이제 독자 여러분을 베이징 권력의 심장부, 중난하이(Zhongnanhai)의 '블랙박스' 안으로 안내하고자 합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정치 드라마들은 시진핑 체제의 핵심에 도사린 실제 권력 투쟁과 긴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는 시진핑 주석에게 가장 큰 위협이 외부의 소문이 아니라, 바로 내부의 권력 암투임을 시사합니다.
3.1 노인과 붉은 서류철: 후진타오의 퇴장
2022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막식 현장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전임 국가주석이었던 후진타오가 자신의 자리에서 무언가 말을 하려다 옆자리의 시진핑 주석에게 제지당합니다. 그가 앞에 놓인 붉은색 서류철을 보려 하자, 시 주석은 손으로 서류철을 누르며 막아섭니다. 잠시 후, 두 명의 남성이 다가와 거의 강제로 그를 일으켜 세워 퇴장시킵니다. 이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다른 최고 지도자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미동도 없이 정면만 응시합니다.

이 사건을 두고 두 개의 상반된 해석이 충돌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내에서는 차단된) "후진타오 전 주석이 몸이 좋지 않아 휴식을 위해 퇴장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해외 분석가들은 이를 '의도적으로 연출된 공개적인 숙청'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는 후진타오 시대로 대표되는 '집단 지도체제'의 종언을 고하고, 그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파벌이 완전히 숙청되었음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한 편의 정치극이라는 분석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권력에 도전하는 자는 전임 주석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섬뜩한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이 사건은 시진핑 권력 공고화의 결정판이었습니다. 그는 과거의 정치적 관례를 깨고 전임자의 통치 스타일 자체를 부정했으며, 오직 자신에 대한 충성심만을 기준으로 새로운 지도부를 꾸렸습니다. 후진타오의 퇴장은 한 시대의 막이 내리고, 시진핑 1인 지배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처형식'과도 같았습니다.
3.2 사라진 부장들: 자기 자신을 삼키는 시스템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발탁한 두 명의 떠오르는 스타, 친강(Qin Gang) 외교부장과 리상푸(Li Shangfu) 국방부장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최고 지도자의 신임을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설명도 없이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친강 전 부장은 2023년 6월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뒤 자취를 감췄고, 한 달 뒤 해임되었습니다. 그의 실각 배경으로는 여성 앵커와의 부적절한 혼외 관계가 국가 안보를 위협했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리상푸 전 국방부장 역시 2023년 8월 이후 종적을 감췄다가 10월에 해임되었는데, 그의 낙마는 인민해방군 로켓군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군수 장비 조달 비리 수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두 개인의 비리로 끝나지 않습니다. 시진핑 집권 3기 들어 인민해방군, 특히 로켓군과 시 주석이 푸젠성에서 근무할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그의 측근 장성들까지 대거 숙청되었습니다. 이는 시 주석이 의지해 온 군부라는 권력 기반이 "가시적으로 분열되고 경쟁하는" 상태에 놓였음을 시사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들이 모두 시 주석이 직접 임명한 충성파였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직접 고른 인물들이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패나 비위 혐의로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인사 검증 및 감찰 시스템의 결함, 그리고 어쩌면 시진핑 자신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는 시 주석에게 뚜렷한 정치적 이득도 없이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정부 운영에 혼란을 초래한 '자충수(unforced errors)'였습니다.
| 이름 | 직책 | 사건 경과 |
|---|---|---|
| 친강 (Qin Gang) | 외교부장 | 2023년 6월 종적 감춤, 7월 해임. 혼외 관계 등 개인 비위, 국가기밀 누설 의혹. |
| 리상푸 (Li Shangfu) | 국방부장, 중앙군사위 위원 | 2023년 8월 종적 감춤, 10월 해임. 장비발전부장 재직 시절 군수품 조달 비리 연루. |
| 리위차오 (Li Yuchao) | 인민해방군 로켓군 사령원 | 2023년 7월경 해임 및 조사. 로켓군 내 대규모 부패 및 기밀 유출 혐의. |
| 허웨이둥 (He Weidong) |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 2025년 2월 말 이후 공개 석상에서 사라짐. 군부 내 권력 투쟁 및 반대파에 의한 제거설. |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시진핑 체제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절대적인 개인적 충성'이라는 단 하나의 원칙 위에 자신의 정권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친강과 리상푸의 사례는 이 충성도 테스트를 통과하여 최고 지도자의 낙점을 받은 인물조차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권력 핵심부에 극심한 편집증과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최고 지도자가 직접 선택한 사람마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면, 진정으로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시진핑의 시스템은 안정적인 하나의 거석이 아니라, 끊임없이 내부를 의심하고 잠재적 위협을 제거하며 자기 자신을 게걸스럽게 삼키는 기계와 같습니다. 충성심을 증명하고 숙청을 피하려는 끊임없는 내부 경쟁은 그 자체로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시진핑 권력의 바로 그 기반, 즉 절대적 충성에 대한 요구가 역설적으로 그의 체제를 내부로부터 좀먹는 가장 큰 불안정성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시진핑 통치에 대한 가장 신빙성 있는 위협은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소문이 아니라, 그가 직접 설계한 이 잔혹하고 예측 불가능한 궁정의 논리 그 자체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제4부 갈림길에서 – 중국의 미래를 그리다
지금까지의 분석을 종합하여, 독자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할 궁극적인 질문에 답해보고자 합니다.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중국 앞에는 크게 두 가지의 길이 놓여 있습니다. 하나는 시진핑 주석이 '용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며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시대가 막을 내린 뒤 극심한 권력 투쟁의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길입니다.
4.1 시나리오 A: 기나긴 통치
시진핑 주석이 앞으로도 권좌를 유지하는 중국의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들을 계속해서 밀어붙일 것입니다. 기술 기업과 사교육 분야의 부를 재분배하여 '공동 부유'를 실현하고, '새로운 질적 생산력' 개발을 통해 기술 자립을 이루며,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로 중국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이 그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 발전보다는 '국가 안보'가 최우선 순위에 놓이는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장기 통치' 시나리오의 핵심에는 시진핑 주석의 두 핵심 측근, 즉 '황제의 양손'이라 불리는 인물들의 역학 관계가 있습니다. 한 손은 리창(Li Qiang) 총리입니다. 시 주석의 '저장 신군(浙江新軍)' 파벌 출신인 그는 친기업 성향의 실용주의자로 평가받으며, 위기에 빠진 중국 경제를 관리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권한은 의도적으로 제약되어 있습니다. 시 주석은 총리가 관장하던 경제 정책 결정권을 당 중앙으로 흡수하며 총리실(국무원)의 힘을 약화시켰습니다. 이는 총리가 과거처럼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여 최고 지도자에게 도전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다른 한 손은 차이치(Cai Qi) 중앙판공청 주임입니다. 시 주석의 '푸젠방(福建幫)' 인맥인 그는 당의 조직, 이데올로기, 그리고 보안을 총괄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그는 시 주석의 비서실장이자 경호 책임자 역할을 겸하며 사실상 '부총서기'로 불릴 만큼 그 위세가 대단합니다.
이러한 권력 구조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시진핑 주석은 저장방과 푸젠방이라는 두 충성파 네트워크를 의도적으로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도록 설계했습니다. 경제 관리라는 위험 부담이 큰 임무는 리창에게 맡겨, 만약 정책이 실패할 경우 그를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동시에 차이치를 통해 체제의 사상적 통일과 안보를 확실히 다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 공산당 특색의 견제와 균형' 시스템은 시진핑 자신의 장기 집권을 보장하기 위한 치밀한 설계의 결과물입니다.
4.2 시나리오 B: 시진핑 이후의 삶 – 계승 위기
이제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은퇴, 질병, 혹은 사망으로 시진핑 주석이 더 이상 권좌에 있지 않은 날, 중국에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시진핑 주석은 전임자들이 마오쩌둥 사후의 권력 투쟁 혼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심 끝에 마련했던 질서 있는 권력 승계 절차를 스스로 파괴했습니다. 그는 헌법에서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없애고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을 '정치적 계승 위기'라는 시한폭탄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제 중국의 권력은 제도가 아닌 개인에게 속해 있습니다. 모든 시스템이 시진핑이라는 한 사람을 중심으로 재편되었기 때문에, 그가 사라지는 순간 권력은 제도적으로 이양될 명확한 경로 없이 공중에 뜨게 됩니다.
뚜렷한 후계자가 없는 상황에서 격렬한 권력 투쟁은 거의 필연적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키우고 서로 경쟁시켰던 바로 그 파벌들(저장방, 푸젠방 등)이 해방되어 '용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암투를 벌일 것입니다. 천지닝(Chen Jining) 상하이시 서기 등이 잠재적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시진핑의 중국에서 야심 있는 후계자로 보이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건 도박과 같습니다. 과거 중국의 권력 투쟁이 얼마나 잔혹하고 파괴적이었는지를 돌이켜볼 때, 그 역사적 선례는 매우 불길한 미래를 예고합니다.
결론: 시진핑의 가장 큰 힘은 시스템의 가장 큰 약점이다
이 보고서의 모든 분석은 하나의 거대한 역설로 귀결됩니다.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행한 모든 조치들—경쟁자 숙청, 절대적 충성 요구, 의사결정의 중앙집권화, 그리고 자신을 시스템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으로 만드는 것—은 오늘날 그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존재로 보이게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행동들이 역설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제도적 회복탄력성을 체계적으로 파괴했습니다. 그는 예측 가능하지만 불투명했던 규칙들을 한 사람의 자의적인 의지로 대체했습니다. 하나의 정치 시스템에 대한 궁극적인 시험은 강력한 지도자 아래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아니라, 그 지도자가 사라진 후에도 어떻게 생존하는가에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권력을 개인화하고 승계 규범을 제거함으로써, 자신의 퇴장이 언제가 되든, 어떤 방식이 되든, 중국에 심각한 시스템적 위기를 촉발할 것임을 사실상 예약해 놓았습니다. 따라서 이 보고서의 최종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자신을 중국이라는 우주의 전능한 중심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 할수록, 그는 혼란스러운 '시진핑 이후'의 권력 투쟁이 자신의 궁극적인 정치적 유산이 될 것임을 더욱 확실히 보장하게 됩니다. 그가 약속하는 오늘의 안정은, 바로 그 자신의 설계에 의해, 필연적으로 불안정한 내일을 잉태하고 있습니다.